日記

인내

Jazzista 2017. 1. 20. 20:14




나와 함께 하는 수업이 재미 없는 것일까. 


아님 그저 피아노를 치는 것 그 자체가 이 아이에겐 재미 없는 일인 것일까


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피아노 레슨을 받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마다 늘 드는 생각이다.


본인 스스로가 원해서 레슨을 받는 다고 하더라도 레슨 받는 과정 가운데 


혹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과정 가운데 중간 중간 고비란 것이 찾아오기 마련인데 


정말이지 음악에 흥미 1도 없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건 나도 힘들고 애도 힘들고.


나는 왜 하기 싫은 애를 붙들고 앉아 이렇게 씨름하고 있으며


얘는 왜 여기 내 앞에 인상 팍 쓰고 앉아 이 아까운 시간을 버리고 있을까 생각하면


가끔씩은 아이 어머니를 찾아가


 ' O O 어머니, 지금 이 아이는 피아노에 대한 흥미가 전~혀 없어요. 


  그러니 지금 처럼 레슨을 계속 받는 다는 건 시간 낭비, 돈 낭비 하시는 거예요.' 


라는 말을 전해 주고 싶을 때가 간혹 있다지만, 


그렇 다고 모든 피아노 선생님들이 부모에게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한다면 


온동네 피아노 학원들은 문을 닫겠지;;; 




Anyway


이런 아이들을 지도해오고 꾸준히 지켜보며 깨달은 것 하나.


좋은 피아노 선생님이 되기 위해 제일 필요한 건 바로 인내심이라는 것.


선생님의 실력은 그 다음 문제, 선생님의 성실도 또한 그 다음 문제이며 


잘 짜여진 커리큘럼을 가지고 진행하는 레슨도 사실은 다 그 다음 문제란 생각이 든다.




그래서 난 이런 아이들을 볼 때 마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에게서 음악에 관한 재미를,


피아노에 대한 흥미를 아주 조금이라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고민한다.


그렇게 열심히 어제도 고민했고, 오늘도 고민하고 내일도 변함없이 고민할테지만 


아직 그 답을 찾지 못했다는 건 비밀...